고혈압은 보통 증상이 없기 때문에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린다. 고혈압이 지속되면 신체 여러 부위에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식습관과 생활 습관의 교정으로 체중을 조절하고 운동을 하는 등의 생활요법과 혈압약 복용 같은 약물요법을 통해 치료해야 한다. 만약 혈압약을 혈압이 정상인 사람이 먹는다면 효과가 있을까? 최근 의학 학술지 the lancet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혈압이 정상이면서 심장질환 병력이 없는 사람도 혈압약을 복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팀은 48개 임상 실험 데이터의 참가자 344,716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심장질환 이력이 없는 186,988명을 1차 예방군으로, 심장질환 이력이 있는 157,728명을 2차 예방군으로 나눴다. 이후 추가로 두 개의 그룹을 수축기 혈압을 기준으로 120mmhg 미만에서 170 이상까지 7개의 하위그룹으로 나눴다. 기존 심장질환자의 약 20%, 심장질환 이력이 없는 사람의 약 8%가 정상 수축기 혈압을 가졌다.4년의 추적 기간 동안 42,324명이 심장마비, 뇌졸중, 심부전 등의 심혈관 질환을 앓았다. 연구팀은 수축기 혈압이 5mmhg씩 감소할 때마다 심혈관 질환 위험 10% 감소, 뇌졸중 위험 13% 감소, 심부전 위험 13% 감소, 허혈성 심장질환 8% 감소, 심혈관 질환 5% 감소했다고 밝혔다.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순환기내과 부교수 주디스 메도스 박사는 “심장질환 유무와 관계없이 혈압이 낮아지면 혈관질환의 위험이 지속해서 감소한다”고 말했다.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혈압약을 통해 특정 사람들의 심장 질환과 뇌졸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하지만 심장내과 전문의 스티븐 쉬프 박사는 “혈압약 복용이 정상범위의 혈압을 가진 사람 모두에게 효과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어떤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심장내과 문정근 교수는 정기적인 혈액검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문정근 교수는 “정기적인 혈액검사는 고혈압뿐만 아니라 콜레스테롤 수치도 확인할 수 있어 이상지질혈증 같은 혈관질환도 예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도움말 = 심장내과 문정근 교수